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人間失格』 고찰

Abstract

다자이 오사무(太宰治)는 戰後 혼란기에 기성윤리와 문학에 반역하는 작품을 추구한 무뢰파(無瀨派) 작가이다. 패전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에고이즘, 위선, 인색함에 절망하여 철저한 자기부정, 자기파괴의 下流志向的 삶을 살았으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했다. 그의 죽음 직전에 쓰여진 『人間失格』은 다자이의 자서전적 작품으로 戰後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자기의 내부를 파헤쳐 현대인의 정신적 고뇌와 진실을 이야기 한다. 다자이는 『人間失格』의 주인공 요조(葉藏)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결여감과 소외의식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끊임없이 알고자 했던 '진실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인간과 「世間」에 대한 비판과 저항정신을 나타내고 있다. 본고에서는 『人間失格』이 다자이의 자서전적 소설이라는 점에 입각하여 요조의 자의식을 중심으로 고찰해 보았다. 『人間失格』에서 요조는 인간의 삶에서 본질적으로 이방인이었다. 그가 인간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世間」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안게 된 배경에는 그의 환경적 요인인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소외감과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결핍감이 있었다. 또한 요조의 자의식 형성의 내적 배경으로 작용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는 요조의 정신적, 심리적 결함을 초래했다.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형성된 자의식은 「道化」, 자기파괴, 여자관계로 표출된다. 인간세계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괴로워하면서도 인간을 포기할 수 없었던 요조는 「道化」라는, 인간을 향한 필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모성애에 대한 결핍감은 복잡한 여성편력으로 나타나고 인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존한 알코올과 약물로 중독의 삶을 살게 된다. 특수한 성장배경과 그로 인해 형성된 사랑에 대한 결핍감과 공포, 소외감은 요조의 자의식 속에 자리 잡아 자신과 「世間」의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는 자의식 과잉으로 나타난다. 이런 자의식의 과잉현상으로 요조는 자신을 인간세계와 다른 차원인 「相世界」의 인물로 규정한다. 요조의 자의식 속에는 「相世界」와 「實世界」의 대립구도가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은 「相世界」의 인물이고 「實世界」는 인간불신과 위선으로 가득 찬 「世間」의 모습이다. 요조는 '「世間」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 끝에 '개인과 개인의 싸움'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 후 순진무구한 '신뢰의 상징'인 요시코와 결혼함으로써 「世間」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고 자신도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요시코의 신뢰심으로 인해 하찮은 상인에게 그녀가 유린당하자 「世間」에 대한 더 큰 공포와 불신감을 갖게 된다. 결국 「世間」의 상징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요조에겐 모든 의미를 상실한 狂人의 모습만이 남게 된다. 요조의 문제점은 자의식의 과잉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자의식의 과잉으로 「世間」은 항상 불안과 공포의 대상이고 요조는 지나치게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는데서 생기는 고뇌와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었다. 결국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염원은 이룰 수 없게 되고 요조는 더 이상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실격자의 숙명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