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러스 마너』에 나타난 사회계층적 행동양식의 차이

Abstract

엘리엇(George Eliot, 1819～1880)은 산업혁명기의 급변하는 영국 사회를 구도자적인 안목으로 통찰하고자 하였다.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복잡다단한 역동성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보았고 시대 변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며 작가의 역할이라고 여겼다. 전환기의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고민했고 사회의 산업화 과정 속에서 사회계층적 성격과 개인과의 관계를 심도있게 고찰하였다. 엘리엇은 빅토리아(Victoria)조 영국 사회의 여러 계층과 관계를 맺고 고뇌어린 종교적 편력을 거쳤던 작가답게 그녀의 작품세계는 객관적이고 다양한 관점들을 보여준다.『사일러스 마너』의 시대적 배경은 18세기 말에서 1832년 선거법 개정을 전후한 시기로 계층간의 갈등과 투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이다. 이러한 격동의 시기와는 동떨어진 폐쇄적이고 고립되어 있는 래블로(Raveloe) 마을은 중간계층의 대약진이 이루어지는 공업도시의 계층이동, 사회변동과 거리가 먼 지역으로 지방지주의 권위가 막강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농촌이다. 래블로에 오기 전에 주인공 사일러스(Silas)가 살았던 랜턴 야드(Lantern Yard)는 19세기 초 영국의 산업화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근대 공 업도시이며 사회개방이 먼저 이루어진 지역이다. 사일러스는 고향 랜턴 야드에서 잃어버린 것을 래블로에서 회복하려고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사회에 적응해 나간다. 갓프리(Godfrey)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는 욕망 때문에 폐쇄적인 인간관계를 맺는다. 또한 시골에서만 살아온 지역적인 한계점으로 인하여 도시의 계층이동 현상과 중간계층의 약진과 지주계층의 몰락, 산업화되는 도시의 모습을 인식하지 못한다. 과거에 얽매여 새로운 사회 흐름을 읽지 못한 편협한 지방 지주로 기득권을 잃을까 두려워 사람들과 거의 접촉하지 않는 폐쇄적인 삶을 산다. 사일러스는 랜턴 야드에서의 체험 - 산업화와 도시화로 사회변동과 계층이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사회구조 -을 자신의 생활 속에 구현한다. 또한 성실과 근면, 자기 희생적 사랑으로 절망으로부터 벗어나고 공동체에 복귀하여 타인과의 개방적 관계를 추구하며 행복한 삶을 산다. 사일러스의 인간성과 자아를 회복하는 모습을 통해 작가 엘리엇의 개인과 사회는 분리될 수 없다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엘리엇은 『사일러스 마너』에서 개인과 사회의 조화로운 유기적 삶, 개인과 사회와의 상호의존성과 과거와 현재의 연속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사일러스의 사회복귀 과정을 통하여 개인이 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고립되어서는 살 수 없음을 명시하였고 유기적 공동사회를 향한 사회학적 상상력을 표현하였다. 『사일러스 마너』는 환경과 계층, 그 속에서 변하는 인간의 모습, 인간성의 변모를 표현한 작품으로 단순한 우화가 아니라 19세기 영국사회의 계층적인 모습을 반영한 사회학적 경향이 강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