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임대주택 입주자 특성 분석

Abstract

정부는 시장실패를 보완하고 주택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주택정책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국민임대주택은 소득 2～4분위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시중 전세시세의 55～83%로 30년간 임대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기공공임대주택이다. 최저 소득계층을 위한 신규 영구임대주택 건설이 중단되고 매입임대주택 등 최저소득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저소득계층은 국민임대주택을 선택하게 되고 상위 소득계층과 동일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부담하여야 한다. 실제로 최저소득계층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에 대한 부담으로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설사 국민임대주택에 입주를 선택하였다 하더라도 임대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최저소득계층은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서 채무가 발생하고, 관리비 및 사용료 등 기본적인 주거비용과 함께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어 임대료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는 국민임대주택 공급정책의 문제점을 수요자 측면에서 미시적 분석을 통하여 살펴보고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개선사항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국민임대 주택이 정책의 목표대상에게 배분되는지, 국민임대주택의 임대조건이 주거비 부담 완화와 주거안정이라는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사례지구는 제주시 제주삼화 택지개발사업 지구내 2-1BL에 건설된 국민임대 주택단지이고, 입주대상자 1,913명의 자료를 이용하여 국민임대주택의 입주에 영향을 주는 결정요인을 분석하였으며, 입주대상자 중 실제 입주를 선택한 1,364세대의 자료를 추출하여 입주 후 임대료 연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국민임대주택 입주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이항로짓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당첨자가 예비입주자보다, 당첨된 주택의 규모가 클수록, 세대주가 여성인 경우, 부부를 제외한 세대원의 성별이 일치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각각 입주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력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세대가 정부보조를 받는 취약계층보다 입주할 확률이 높고, 가구원 1인당 월평균 소득이 증가하면 입주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거비 지불능력이 낮은 저소득층이 국민임대주택 정책으로부터 배제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국민임대주택 임대료 연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분석에서는 기본보증금으로 거주하고 있는 세대가 전환보증금으로 거주하고 있는 세대보다, 보증금에 대한 권리제한이 있는 세대가 보증금에 대한 권리제한이 없는 세대보다, 세대주 나이가 감소할수록, 배우자가 없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각각 연체할 확률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함으로써 입주자가 부담해야할 주거비와 부담 가능한 주거비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입주자의 91%가 부담해야 할 주거비가 부담가능한 주거비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1분위 계층은 모든 공급유형에서 부담가능한 주거비 수준을 초과한 반면, 소득 4분위는 모든 공급유형에서 초과 편익을 누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상위 소득계층이 정책의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삼화 국민임대주택 입주자의 84%가 최저소득계층인 소득 1분위에 해당하여 당초 정책이 의도했던 계층보다 저소득층이 대부분 입주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국민임대주택은 소득수준과 주거비를 연계시키지 않아 안정적인 주거가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계층보다는 오히려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이 정책의 혜택을 더 많이 받는 형평성 문제를 초래하였다. 국민임대주택의 정책대상 계층을 소득 1분위까지 포함하여 규정하고, 입주자의 정확한 소득파악을 바탕으로 소득수준과 부담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수요자 중심의 임대료 산정체계로 전환하여야 한다. 향후 국민임대주택 공급정책은 입주자의 소득수준을 개별가구의 특성과 연동하여 부담가능한 임대조건으로 수요자가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주택유형이 되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