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PR실태에 대한 국가간 비교 연구

Abstract

1972년 세계유산협약 체결 이래 유네스코는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유산에 '세계유산' 타이틀을 부여하고 있으며, 2014년 12월 현재 전 세계에는 1,007점의 세계유산이 있다. 세계유산은 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여 후대에 전승한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세계유산지역이 '반드시 보아야 할 관광지'로 여겨지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이로 인한 관광 수입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세계유산의 보존보다 활용에 치중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유네스코는 2012년 세계유산협약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세계유산의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세계유산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조하였다. 또한 세계유산 관련 선행연구들도 세계유산 등재사업의 목적과 가치의 실천을 위해 세계유산 등재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은 세계유산에 대한 인식이 어디서부터 형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세계유산과 관련하여 어떤 메시지가 제공되느냐에 따라 세계유산에 대한 수용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유산과 관련하여 어떤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세계유산 PR에 주목하였다. 보다 타당성 있는 연구를 위해 제주와 지리적, 정치적, 산업적 측면에서 유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미국의 하와이와 비교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각 지역에서 세계유산의 어떤 가치를 중점적으로 알리고 있는지, 세계유산 PR에서 지역일간지가 중재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밝혀보고자 했다. PR채널로는 지역별 대표 일간지인 , , 를 선정하였고, 세계유산 등재일을 기준으로 등재 전 2년, 등재 후 2년, 최근 1년 등 3개 시기로 구분하였다. 분석결과, 세계유산 등재사업의 목적과 취지를 가장 잘 반영한 지역은 하와이였고, 지역일간지의 중재기능은 태즈메이니아가 가장 잘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PR유형을 살펴보면, 제주는 '개발동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의 중요 정책의제였던 만큼 세계유산 PR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관계기관의 공조 속에서 수행되었다. PR주체가 산출한 PR메시지는 대부분 지방정부가 제공한 단순공지형 정보였고, 최근으로 올수록 보존적 가치는 감소된 반면 활용적 가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양한 공중들이 세계유산에 관심을 가졌으며, 이들은 세계유산의 보존 못지않게 활용도 중요하게 보았다. 지역일간지는 이해공중의 피드백보다 지방정부의 PR메시지를 중점적으로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태즈메이니아의 세계유산 PR유형은 '갈등중재형'이라고 할 수 있다. 태즈메이니아에서는 프랭클린 댐 건설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정부간의 첨예한 갈등이 있었고, 2013년 세계유산지역의 확장 철회 여부가 중요한 선거이슈로 작용하는 등 세계유산 관련 갈등이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산출내용에서도 세계유산의 보존적 가치와 활용적 가치가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PR메시지는 대부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제공한 단순공지형 정보였다. 공중의 경우에는 상대측의 논리에 맞서는 갈등형 공중들이 많이 등장했으며, 투입내용은 세계유산의 활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 또한 지역일간지는 PR주체의 메시지보다 이해공중의 피드백을 더 많이 다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의 세계유산 PR유형은 '가치유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와이에서는 보존적 가치가 절대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났다. 세계유산 PR주체에서는 세계유산 관리 및 연구기관인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과 하와이 화산 관측소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세계유산의 가치에서도 보존적 가치만 확인되었다. PR메시지는 대부분 관리 및 연구기관에서 제공되었고, 모니터링 중심의 단순공지형 정보가 주를 이루었다. 공중의 경우에도 보존적 가치를 중시하는 공중이 대부분이었다. 지역일간지는 주로 PR주체의 메시지를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주에서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원 범국민 100만 서명운동' 등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전국적 지지와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2007년에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관심과 지지와 달리, 등재 이후 세계유산이 어떻게 수용되었는지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범국민 캠페인을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세계유산 등재사업의 목적과 취지에 대한 이해와 확산을 위한 노력은 부족했던 것이다. 이는 제주의 세계유산 등재가 '지역 경제활성화 담론' 속에서 추진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세계유산지역이 세계유산 등재 이전부터 유명 관광지로 기능해 왔다는 점으로 볼 때, 세계유산의 보호와 보존만 요구할 수도 없다. 결국 세계유산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선행연구들과 유네스코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세계유산의 보존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세계유산 PR은 대상지역에 맞는 '맞춤형 PR전략'을 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즉, 국내에서는 세계유산의 보호와 보존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보존적 가치 우선 PR전략'을 취해야 한다. 세계유산지역의 지속된 훼손은 유산 가치의 상실뿐만 아니라 관광 가치의 상실도 초래한다. 따라서 세계유산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지역 차원에서는 세계유산의 보호와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반면에 국외에서는 '활용적 가치 우선 PR전략'을 취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자국의 관광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를 대상으로 한 PR은 제주의 관광 가치를 부각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세계유산 등재사업은 지속적인 사업이다. 이는 세계유산 등재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PR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전례가 없었던 만큼 세계유산 등재사업의 취지에 적합한 PR모델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필요하다. 한 지역의 모범사례가 다른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세계유산 PR실태 분석과 PR전략 제시가 향후 다른 지역에 가이드라인으로 작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국가간 세계유산 PR실태 비교는 세계유산의 가치에 대한 세계인의 공유라는 목적 이외에도 향후 일상화될 국제PR에 다양한 시사점과 방안들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