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생식물 이미지를 통한 생태미술 연구

Abstract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도시로 몰려든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며 인간과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겪던 현대인들은 자연으로의 회기를 갈망했고, 당연하게 누렸던 깨끗한 공기와 물이 한정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와 같은 인식은 과학과 문학 및 다양한 분야로 퍼지며 미술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어 ‘생태미술’이 미술 양식의 하나로 대두하게 된다. 생태미술은 파괴되고 있는 자연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생태학적 의식을 내재한 예술가들에 의해 대두되었다. 자연이 재현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던 모더니즘을 지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조화시키며 인간의 욕구와 본성을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환경 파괴로 무너진 생태계를 보전하고 알리기 위한 실천적인 형식을 띤 미술 양식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자연물을 작품의 소재로 소비했던 ‘대지미술’을 거쳐 생태 현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환경 보전의 직접적인 실천을 이끌어낸 생태미술 활동으로 이어졌다. 본 연구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생겨난 생태학과 환경운동의 생성 과정과 사회적 배경을 고찰하고, 생태학적 세계관을 기조로 대두된 생태미술 작품의 선례들을 분석하며 본인의 작품의 이론적 연구와 조형적 부분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에 따른 선행연구로서 다양하게 제작되는 생태미술의 성격과 역할을 분류하고, 당대 작가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들 모두는 관객 참여형 작업을 기획하며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의 의도를 알리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정치의 영역에서는 시도하지 못할 자유로운 방식들로 대중들에게 생태학적 세계관을 심어주었고, 전 세계로 연결하며 다양한 방식의 생태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이론적 고찰과 사례 연구 아래 연구자는 지역적 의미를 살린 제주 자생식물 이미지를 통하여 생태학적 세계관을 작품에 투영할 수 있는 적합한 방식과 발전적인 방향을 고찰하였다. 본인의 작품 형성 배경에 영향을 준 생태적 의식을 재정립하며 현재 제주 생태계의 상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작품의 소재와 의미를 탐구하였다.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드로잉을 통해 유동적인 식물의 생명력을 강조한 점과 함께 동양의 형식 요소인 여백성을 접목해 화면 안에 균형과 공간감을 모색하였다. 또한 유화 및 아크릴의 재료를 사용해 흘러내리는 서양적 표현 방법으로 자연스러운 생태계 순환을 강조하며 동·서양 표현방식의 조화를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식물을 소재로 작업하는 선행 작가들을 연구하여 식물이미지를 활용한 예술작품의 의미가 생명력과 순환성을 띤 미학적 가치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동등한 관계를 추구하는 환경 보호의 측면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