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융의 분석심리학을 이용한 자아 표현 연구

Abstract

인간은 사회 공동체 안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며 성장해 나간다. 사람들은 삶을 지속시키는 과정 속에서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비극적인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특히 일부 극도로 충격적인 경험은 트라우마의 형태로 자리 잡아남은 인생 동안 지대한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사고에 삶을 지배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예술가들은 이를 용감하게 마주하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곤 했다. 자신의 내면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며 표출된 시각적인 표현 혹은 행위가 작가 고유의 가치관을 드러내어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연구자 본인도 평범했던 일상을 보내는 동안 그려왔던 그림과 모종의 충격적인 경험을 겪은 이후의 작품 양식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트라우마로 인한 내면의 변화가 무의식적으로 색의 변화와 붓질의 강도, 소재 선택, 이미지 구성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이러한 본인의 경험을 통해 예술가의 내면 심리로 인한 무의식의 작용이 작품의 표현방식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인지하였고, 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바탕으로 내면과 작품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또한, 작품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무의식의 흔적들을 찾아 어떤 상징들로 쓰이는지에 대해 고찰하였으며,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구스타브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 대한 이론을 알아보았다. 융은 정신세계에서 역사와 문화를 거쳐 공유되어 내려오는 집단 무의식을 설명하였다. 이 집단 무의식은 여러 근원적 유형(원형)에 기반하여 형성되며 크게 페르소나(사회적 가면), 그림자(집단 무의식의 열등한 면), 아니마와 아니무스(성별과 반대되는 마음), 자기(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하는 성격 전체) 등으로 구성된다. 그는 이러한 원형에 대한 연구와 이해를 통해 '자기(self) 실현의 인식 지형도를 마련하였다. 둘째, 연구자는 이러한 이론적 근거를 통해 미술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에 대해 표현한 뭉크, 프리다 칼로, 에곤 쉴레, 신디 셔먼을 선행 작가로 조사하였다. 네 명의 작가들의 삶을 각각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며, 그들의 작업에는 자아의 형성 과정 중에 겪은 경험들과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들이 다양하게 자신의 자아를 표현한 과정을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내면이 작업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셋째, 본 연구자의 작업을 내용적인 측면과 형식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연구자는 자신의 자아를 표현한 과정을 통합적으로 연계하여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내면이 작업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연구자의 작업은 트라우마로 비롯된 상처를 담고 있으며, 이를 회복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에서 출발하여 작품이 형성된 것을 이론적으로 고찰하였다. 또한, 작품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무의식의 흔적들을 찾아 어떤 상징들로 쓰이는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창작 과정은 결국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진행 중인 과정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작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