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에 나타난 인물들의 사회적 고립과 소외의 문제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 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사회적 고립과 소외의 문제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극중에 타자성을 드러내는 인물은 샤일록(Shylock)과 앤토니오(Antonio) 그리고 제시카(Jessica)이다. 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극의 마지막에 퇴장을 통해 완전히 배제되거나 극중의 비중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러나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사회적 소외를 극복하고자 한다. 유대인이자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을 대표하는 악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종교적 정체성과 직업적 특성은 그 자신을 베니스(Venice) 사회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러나 그는 돈을 빌리러 온 기독교인 앤토니오에게 '살 1파운드'를 담보로 3천 듀카트를 빌려준다. 기한 안에 이 돈을 갚지 못한 앤토니오 때문에 재판이 열리지만 샤일록은 이 재판에서 패배한다. 기독교인들이 다수인 재판에서 샤일록은 유대인과 기독교인이 같은 인간임을 주장하지만 아무도 샤일록의 주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결국 기독교인을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샤일록은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재산을 몰수당할 뿐만 아니라 강제적인 개종을 요구받는다. 결국 샤일록은 극중 퇴장을 통해 기독교인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배제된다. 이 재판에서 샤일록과 가장 극한 대립을 하는 앤토니오는 베니스를 대표하는 기독교인이자 상인이다. 그는 그 인품으로 인해 선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지만 그가 선하게 대하는 사람은 기독교인들로 한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앤토니오는 친구인 바싸니오(Bassanio)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로 인해 앤토니오는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게 되고 결국 재판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다행스럽게 앤토니오가 재판에 이기기는 하지만 재판이 끝난 후 그가 밸몬트(Belmont)에 도착했을 때 그는 바싸니오를 사이에 두고 포셔(Portia)와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앤토니오는 곧 포셔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패배했음을 인정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 극 중 세 쌍의 결합으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벨몬트에서 앤토니오는 그의 동성애적 성향 때문에 소외된다. 마지막으로 다룰 인물은 제시카로 그녀는 샤일록의 딸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나 자신의 애인인 로렌조(Lorenzo)와 결혼함으로써 기독교인으로 개종하고자 한다. 개종을 위해 제시카는 남장을 하고 샤일록의 재산을 훔쳐 달아난다. 제시카는 자신이 아버지와 다름을 설명하기 위해 아버지와 혈육이기는 하지만 태도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개종을 통해 자신이 기독교인들과 동질감을 느끼고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제시카는 자신의 애인인 로렌조에게조차 기독교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극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유대인 샤일록이 사라진 자리를 채울 또 다른 유대인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따라서 그녀는 여전히 기독교 사회에 이방인으로 존재하고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실패한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베니스 사회는 다수와 다른 기준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고립된다. 이것이 『베니스의 상인』이 다른 희극작품들과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무대에서는 배제되지만 관객들에게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를 여러 가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